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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

뜰 앞의 목련은 어느 틈엔가 피어나더니땅 위에 하나 둘씩 발자국을 만들고  벌써 떠나려는지섭섭함이 스멀스멀 내 안에서 올라온다. 산수유는 아직도 바쁜 몸단장 중물감으로 뿌려놓은 듯한 노란 색 얼굴들서로의 얼굴을 비비며 분주하고 아주 작은 민들레 한 송이담장 밑에서 눈에 띌 까봐 조심스레 얼굴을 쳐들고 있네. 그리고부시시 잠자고 일어난 아내의 환한 얼굴이봄비 내리는 오늘 아침에 내 마음에 자리를 잡고 웃고 있다.   Ps. 사랑은 항상 설레게 합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5.04.08

봄비 20240328

아침부터 내리는 봄비담장너머 산수유의 노란 꽃봉오리가 망울을 터뜨리고그 옆 목련도 한껏 얼굴을 내밀어 봄비의 촉촉함을 즐긴다. 이처럼 계절은 어김없이 찾아오고이처럼 나무들도 기억이 아닌 본능으로 기지개를 펴고나도 덩달아 우산을 들고 봄비 속으로 걸어간다. 담장 밑 자그마한 민들레가 고개를 들며 피어나는 꽃잎을 매만지고보도 블록 한쪽 편으로는 어느새 파릇한 이름 모를 풀들이 자리를 잡고빗방울이 맺힌 전기 줄에는 아침부터 까치가 두리 번 거리며 친구를 찾는다.하천 가에 말없이 있는 버드나무도 이제는 가지 끝에 봉오리가 이곳 저곳 아우성이다. 삶이 경이롭다는 생각 – 문득살아가는 것이 축복이라는 생각 – 그리고지나온 길들이 나의 기억 속에 여전히 그립고 즐거웠다는 생각. 봄비는 항상 이렇게내면 깊숙이 가라앉은..

카테고리 없음 2025.04.08

홀로서기 79-81

79 머리를 풀어헤치려 마구 가슴을 도려내며 아프게 하는  겨울바람 가난한 자임을 메마른 영혼임을 거만한 웃음으로 소리치며  달아난다. 하나가 하나를 만나면 위로를 받고 둘이 하나 되어 멀리서도  생각해 준다면  나는 해 질 녘까지  기다리고  싶다. 마지막이 지금인 듯 보고싶은 사람을 부르고 싶다. 가난한 영혼이기에 가난한 사랑을 하고 싶도록  서럽게 앓고만 싶은 밤이다. 80 만일 그날에 이브를 만들어 주지  않았다면 나는 할말이 있을  겁니다. 초연하게 나만의 자유를 누렸을 거라고 81 어찌하려는가? 나를 찾아서 멀고도 먼 길을 마다않고 나를 부르며 오시는  아기  예수를  어떤 모습으로 맞이할 것인가?  무엇으로 그 품에  안길 것인가?

카테고리 없음 2025.04.01

형제 중 제일 끝

처가 형님들과 속초로 1박2일 여행을 떠난다.모두 6남매 – 4남 2녀나는 제일 끝 – 말하자면 막내 딸이 나의 아내라는 의미 그러다 보니무척 조심을 하는 내 모습식사 시 형님들의 반주(飯酒)할 때면 술을 따라드린다. 식사후의 설거지도 나의 몫 – 아니 자청한 역할이다.집에서 익숙한 역할 중 하나이니 별 부담이 없다는 의미. 물론 형님들의 배려와 격려는 항상 따르지만,부담은 항상 아랫사람의 몫이다. 섬김과 비움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를 하게 된다.나의 생각은 무관하게 – 아니 아예 하지 않는다.단지 상대방의 필요에 따라 재빠르게 대응만을 고민할 뿐이다. 섬김은 - 내가 없어지는 순간이며,내가 배제되는 순간이고,오직 상대방에게만 맞추어지는 순간이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섬기셨다.다시 실감하는 날들이다. P..

카테고리 없음 2025.04.01

우리는 평형대위에 서있습니다

그들은 평형대위에 서있습니다. - 나이가 어린 아이들,- 이제 막 부모 품에서 벗어난 성난 사춘기 아이들,- 밤새 공부만 하는 입시 생들,- 자신들의 꿈과 비젼을 위하여 공부로 도서관에서 온통 시간을 보내는 재학생들,-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꿈을 품은 사회 초년생들.- 드디어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가정을 꾸리는 젊은이들,- 오로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린 중년들,- 드디어 자신들만의 남은 삶을 그리며 살아가는 노년들,- 그리고는 외롭던지, 여유롭던지 혼자 남을 삶을 살아가는 어른들이 서있습니다. 그들에게 “내일 (tomorrow)”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 질문을 합니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 ~ 하고 싶은 것에 대한 풍선을 날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으로- 이제 막 부모 품에서 벗어난 성..

카테고리 없음 2025.04.01

평형대

누구나 평형대 위에서는 두려워합니다.떨어질 까봐 나이가 적든,나이가 많든지 지금의 나처럼 불안해 합니다.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걱정하는 것도이와 같습니다. 경험이 적든,경험이 많든지모두가 나처럼 염려를 합니다.  그러니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걱정 말고나는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기로 작정합니다.나만의 평형대 위에서의 멋진 연기로 살기로 ~   Ps. 하나님은 귀가 따갑도록 말씀하십니다. 내일 일을 걱정하지 말라고

카테고리 없음 2025.04.01

홀로서기 76-78

76 텅 빈 육체  –  아니 메아리 없이 삭막한 내 영혼 속의 절망(切望)  부를 수도 없이 주저 앉기만 싶은 실의(失意) 나는 잊고 있다. 잃어버린 영혼이 가야 할 길이 하나님의 성산(聖山)임을,  낙망하는 영혼이 해야 할 일이 하나님께 대한 찬송임을,  고민하는 영혼이 보아야 할 대상은 도움되신 하나님임을  나는 알면서도 잊고 있다. 더 더욱 힘겨운 기도를 할  때면. 77 내가 무엇을 의지해야 할까요? 축재자의 물질과 배경을 과학자의 지식과 총명을 인권주의자의 인간애를 사상가의 회색 주장을 정치가의 진실 없는 외침을 아니었습니다. 오직 당신의 이름만이 나를 강하게 하고 나를 의롭게 하고 나를 담대히 하는 당신의 고귀한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78 당신을 만난 뒤 내 모든 삶은  새롭게 되고 입술엔 ..

카테고리 없음 2025.03.26

오늘이라는 하루

오늘이라는 하루인생 시작하는 나이가 삼십이었을 때도 그랬다.나름 살았다고 생각되던 나이가 사십이었을 때도 그랬다.이제는 마지막 경주라고 다짐하던 나이가 오십이었을 때도 그랬다.하지만 나이가 육십이 되어도 나를 집요하게 붙드는 것은 – 아직 오지 않은 내일에 대한 걱정 칠십 년을 살아온 분께 질문을 드린다.“어르신~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시나요?”“응, 내일이 두려워~ 주어진 오늘을 열심히 살려고 해~” 가끔 만나는 좀 더 인생을 살아온 분께 질문을 드린다.“어르신~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시나요?”“응, 내일이 두려워~ 남은 오늘을 열심히 살려고 해~” 내일은  (물론 아직 오지 않은 일에 대한) 나이와는 상관 없이 누구에게나 향하고, 받아내야 하는 배구공일수도~ 누군 가에게는 걱정으로 매섭게 다가오고..

카테고리 없음 2025.03.26

창 밖을 보다가

창 밖을 보다가단풍이 물씬 들어버린 가을을 발견합니다. 청년의 때에는 자주 나뭇잎을 책갈피에 끼워 넣고 말리곤 했는데이제 나의 모습은 어쩌다 한번 나뭇잎을 바라보고한 개를 집어 듭니다. 푸르던 여름보다는물들어 가는 가을을 느낌은생(生)의 중간을 넘어가는 때 인 듯합니다. 조금씩은 삶과 시간을 되돌아볼 수 있는여유가 그립습니다.   Ps. 하나님은 나에게 오늘이 가장 좋은 때라고 하십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