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88

홀로서기 136-138

136 그날이 오면 무어라 말할까? 혹시 이세상의 많은 삶들이 가끔씩 기억으로 떠올라 입가에 미소를 짓지 않을까? 그보다는 사랑했던 일들이 가슴에 피어날 때 찬송이 나의 말을 대신하기를 그날이 오면 137 나는 곧잘 죄를 짓고는 변명을 한다. “하나님, 이런저런 죄를 지었기에 당신 앞에 나아갈 수 없습니다.”라고 그럴 때마다 당신은 “나는 너를 기뻐한다”라고 대답하신다. 138 그대 무엇을 준비하는가? 먼 길을 떠나는 나그네처럼 어디로 가려는가? 떠나기를 좋아하지만 좀더 깊어지고 싶은 삶은 반복되리 그날이 올때까지

카테고리 없음 2025.06.18

홀로서기 133-135

133 시냇물처럼 감정이 흐른다.온몸을 휘감고 돌아 빈 영혼을 채우고 넘치기까지 이성(理性)을 띄워 아주 멀리 흘러가기까지 출렁거리면서 육체의 한계를 따라 자꾸만 감정은 흘러 나간다. 134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뛰어간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그리 바쁜지 – 그대는 아는가? 내일이라는 막연한 기다림 간혹 강한 기대감을 품게도 하지만 여전히 기다리는 내일 – 그리고 내일 135 한마디의 말조차 평안을 빌지 못하는 우리들은 차라리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할까?

카테고리 없음 2025.06.18

섭섭이 (feat, 바나나)

퇴근하고 집에 올 때면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아내와 만나서 함께 집에 오거나마트에 들러서 그날 저녁을 준비합니다. 오늘은 홈 플러스에 가서 이것 저것을 사가지고 옵니다.마감 시간에 할인된 가격의, 늘 가성비가 좋은 튀긴 통큰 치킨을 샀습니다.홈 플러스를 나와서 집으로 가던 중 다시 근처의 한샘 마트를 들릅니다.마트로 들어가는 아내에게 바나나도 주문을 합니다. 아침 식사대용으로는 최고. 잠시 후에 나온 아내의 손에는 즉석 육개장 파우치와 기간이 지나서 할인된 복숭아 묶음을 들고 옵니다. 내 바나나는…… “아유~ 왠 바나나가 비싼 지 모르겠어요~ 한 다발에 오천 원이지 뭐에요. 그래서 할인된 복숭아를 대신 사왔어요~ 이 천원 주었어요~” “아~ 그랬어~” 대답을 하였지만, 왜 이리 섭섭한지..(헐 … 자기는..

카테고리 없음 2025.06.18

생일 축하

칠순을 바라보는 누님의 생일축하를 하기 위하여카톡에서 생일선물로 자그마한 키위세트를 보냅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참 편리한 세상입니다.감사함도고마움도이제는 얼굴 대면 없이 주고 받습니다. 그래도 늘 그랬던 것처럼아내, 큰 아들 그리고 막내의 생일은얼굴을 바라보며축복의 노래를 불러주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Ps. 가족은 서로를 바라보며 축복하는 든든한 울타리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5.06.18

판단하지 말고 바라보기

우리들은 보이는 것에 따라 판단한다.아주 나쁜 버릇이자 교만이다. 나의 스캐너를 획 – 좌우, 위아래로 AI처럼 머리 속에서는 나름의 정보가 분석이 진행된다. 언젠가 수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며어떻게 이렇게 각각이 다를까 하며 감탄을 한 적이 있다.얼굴도, 외형도, 성격도 – 심지어 말투까지도 다름이 각각의 고유한 정체성인 것을우리는 너무나 쉽게 부정을 하고, 잊고 산다.나와의 같지 않음에 대한 자기 식의 판단을 고집한다.내 눈은 정확해, 내 생각은 틀린 적이 없어~ 하지만 다름은 있는 그대로를그저 바라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공감이 되는다름이 모여 또 다른 모습의 모자이크를 이루는 것처럼 이제는 다름에 대하여 오랜 기다림으로만난 친구를 포옹하듯이그렇게 익숙해졌으면 Ps. 하나님은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살아..

카테고리 없음 2025.06.18

홀로서기 130-132

130 오늘 하루 기도의 계단을 오른다. 나보다 앞선 이들도 내가 오늘 단촐하게 무릎 꿇은 것처럼 꾸준히 기도의 계단을 올라갔겠지. 131 기도는 하나님 앞에 홀로 서는 것 나지막한 속삭임으로도 충분하고 있는 그대로 내어놓는 그분의 충만으로 채워지는 것 132 우리 모두는 떠난다. 삶 울면서, 웃으면서 그렇게 떠난다. 하나님 우리는 그분의 품 안에서 그를 향해 떠나는 삶이다. 오늘도 부지런히 본향을 찾아서

카테고리 없음 2025.06.12

홀로서기 127-129

127 나는 당신의 편지이고 싶다. 생명의 근원 영원이신 당신을 담고 싶다. 나를 읽는 자 생명을 소유하는 당신의 모습을 나타내는 그런 편지이고 싶다. 128 우리 모두는 떠난다. 삶 울며, 웃으며 그렇게 떠난다. 하나님 우리는 그분의 품안에서 그를 향해 떠나는 삶이다. 오늘도 부지런히 본향을 찾아서 간다. 129 별이 희미하게 보이는 저녁 밤하늘 별들은 가물 가물거린다. 항상 보여지는 것들에 의해 나는 내가 보아야 할 것들을 못 보고 있지나 않은 지

카테고리 없음 2025.06.12

주문 같은 기도는 멈추어도 된다

매일 주문처럼문장이 쓰여진 스크립터를 읽는 것처럼주문 같은 기도는 멈추어도 된다.오늘 아침 걸으면서 결심을 한다. 오늘은 깊은 호흡으로가슴 속의 쌓인 것들을 부지런히 밖으로 내뱉는 것도 필요해 머리 속 거미줄 같고,창고 같은 생각들을 그대로 두고서라도고개를 들어 가끔은 아침에 나를 반기는 하늘을 담는 것도 필요해 오늘은 정말 자알~ 살아야 하는 이유내게는 오늘이라는 하루가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Ps. 하나님! 오늘이 내 손안의 다른 카드가 아님을 알게 하소서

카테고리 없음 2025.06.12

인생은 젠가가 아닌 레고 블록 쌓기

우리가 즐겨 하는 놀이가 있다.그 중 하나가 젠가 (jenga는 스와힐리어로 '쌓아 올리다')가 있다.설명은 이렇다 -직육면체 나무 토막으로 이루어진 기둥이 있고,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나무 토막을 빼낸 다음 (맨 위의 블록은 제외), 다시 맨 위에 얹는다. 나무 토막을 빼낼 때 실수로 기둥을 무너뜨린 사람이 패배한다. 매일이 살얼음판 위를 걷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어쩌면 젠가처럼 나무토막을 매일 쌓고 쓰러질 까봐 걱정하며심혈을 기울여 쌓은 기둥을 보며 든든해 하고,어제의 든든했던 기둥이 오늘은 순식간에 쓰러짐에 낙심을 한다. 다른 하나는 레고 블록(block) 쌓기가 있다.여러 형태의 조각들로 원하는 형상을 만들어 가는 놀이이다.원하는 완성체를 위해 부지런히 조립을 하며, 다시 조각들을 바꾸고.그..

카테고리 없음 2025.06.12

꽃에 가리워져서

한동안 궁금했다.출근길, 퇴근길 도로 옆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풀들그 속에서 발 밑에 보이는 민들레 꽃 유독 노란 색으로 시선을 이끄는 꽃을 유심히 바라본다. 그리고 그 옆에는 동그랗게 잔뜩 부풀어진 고무풍선처럼,복어처럼 입에 물을 잔뜩 머금은 것처럼그리고 방금 애견미용실에서 동그랗게 머리를 곱게 다듬은 강아지처럼그리하여 커다란 굉음을 내며 긴 활주로를 차고 오르는 비행기처럼작은 바람도 놓치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흔드는 – 긴 여행을 준비하는 민들레 홀씨 활짝 핀 민들레 꽃과 더불어 나란히 허리를 곧게 치켜들고, 동그랗게 잔뜩 부풀어진 민들레 홀씨나는 오가면서 생각을 한다.꽃이 지면 금방 저렇게 한 순간에 활짝 펼쳐지는지를 – 밤새 옷을 갈아입는가?중국의 경극인 변검 (變臉)처럼 무슨 비법이라도 있는가? ..

카테고리 없음 2025.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