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완 5

아픔

나이가 들을 만큼 들어도아픈 것은 어쩔 수 없는 본능인가보다. 길거리의 소리치는 상인의 목소리를 무시하듯내 삶이 누군가에게 무시되는 순간은 –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손가락 끝을 날카로운 칼에 살짝 베인 상처처럼가장 빨리 가슴으로 전해지는 아픔이다왜 이렇게 감각과 눈치는 빠른지 그리고 이어지는 모멸감으로가슴이 먹먹해 지는 가장 긴 시간이자짧게는 누군가로부터의 잊혀 짐이고,마치 요통처럼 갑자기 찾아온 - 너무 깊은 아픔이다. 아픔은 가끔씩 찾아오고긴 잠과 진통제로 해결이 되니 다행이다.그렇게 흔적은 남고   Ps. 아픔은 내가 살아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랍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27

보냄과 맞이함 (feat. 기억)

마음이 분주해집니다 – 겨울이 온다는 소식에날씨가 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합니다. 긴 무더위에 밀려 색색으로 물든 산자락에 자리를 잡던 가을이어제 일기예보에 놀라서 안절부절 합니다. 이제 시작인 듯 한데 벌써 끝이 보이는 것처럼,한 해의 시작인데 이미 마지막 한달을 남긴 달력처럼,사회의 초년생인데 지금은 떠날 준비를 하는 나름대로의 달인(?)처럼,엇 그제 결혼한 조카가 벌써 둘째를 출산했다는 소식처럼,아이들이 웃던 어릴 적 사진과 나란히 있는 결혼식 사진처럼 – 그렇게시간은 훌쩍 우리를 뒤도 안 돌아보고 지나갑니다. 오늘 아침에 내리는 비가 마지막 가을비인지는 모르지만 비에 젖은 노란 은행잎으로 길 위를 수채화처럼 노란색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길 위에 쌓인 잎들 위에도, 그 옆에 묵묵히 자리를 잡은 자동..

카테고리 없음 2024.11.26

아직 가지 않은 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중략)”미국시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가지 않은 길” 첫 구절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지나온 삶을그들의 선택에 대하여프로스트의 시를 위안삼고 그들의 지나온 삶을 기억하고 후회를 한다. 나에게는 가지 않아서 후회하는 가지 않은 길이 아니라,아직 가지 않은 길이 남아있다. 가지 않은 길은 내가 선택할 수 있던 길이지만,아직 가지 않은 길은 내가 걸어가야 할 남아 있는 길이다. 다른 길이 없고오직 한 길만으로 가야만 했던 그때 그때는 후회가 아닌기쁨으로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는그런 삶의 자취이자 기억이 되었으면   Ps. 오늘 걷는 길이 그 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25

나를 그리워하는 날이 올 까

다른 이들처럼 숨가쁘게 살아 간다.오늘도 어제처럼 말이다. 아침마다 매일 결심하는 읊조림오늘 하루 나로 살자 퇴근하는 전철을 타고 무심결에 창 밖을 바라본다.창에 비친 내 모습수많은 군중 속의 한 명내가 그리울 때창밖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아야 하는지, 나도 언젠가는나를 그리워하는 날이 올 까?  Ps. 기다림은 나를 겸손하게 합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24

너 머리카락 잘랐니?

비바람 한 번 불고,옷 깃을 여미는 추위가 두어 번 지나더니앞 뜰 나무 모습이 왜 이리 허전한가 마치 빽빽한 작은 아들의 곱슬머리처럼 나뭇잎이 정말 많았던 지난 여름 무성한 가지들이 지금은 아주 짧게 깎은 머리처럼 추워 보이니너 머리카락 잘랐니? 어쩌지찬바람 불어오면 추워질 텐데 혹시 눈이 내려 머리 위로 쌓이면덜 추울까?  Ps. 그래도 한번쯤 마음대로 머리를 하고 싶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