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68

두려움과 기다림

나의 가장 큰 두려움은어느 날 여느 때처럼 눈을 떠보니내가 죽어서 내가 하나님 앞에서“너는 무엇을 하다가 왔느냐?” 라는 질문을 들을 때이다. 나의 가장 큰 기다림은어느 날 여느 때처럼 눈을 떠보니내가 죽어서 내가 하나님 앞에서“당신을 보고 싶었습니다” 라는 고백을 할 때이다.   Ps. 나는 늘 두려움과 기다림 사이에서 살고 있을 지도.

카테고리 없음 2025.04.14

홀로서기 85-87

85 그림자처럼 항상 끌려 다니는  무거운  삶 책 읽을 때에도 잠 잘 때에도 불청객처럼 다가오는 삶 알고도 남는다. 살아야 하는 삶은 서러운 그런 모습도 있다고 86 어린아이가 울고 있다. 어두워진 골목 모퉁이에 앉아 무언가 그리  섧던지  소리  죽이며 훌쩍인다.  넌지시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에서 나는 애절한 동정심을 느낀다. 자그마한 것으로 불평하는  나를  하나님은 바라보시며 하루 종일 나를 바라보시며  가슴 아파하신다. 집에서 기다리는 어머니처럼 87 생각을 타고 들어온다. 가만히 나의  비좁은  생각의  공간으로  더럽고, 추한 것들이 그래도 나는 당신으로 인해 나의 생각의 흐름을  당신의 생각을 향하도록 역류시키고 마음을 타고  들어온다. 영혼 깊은 곳까지  휘어 감고  채워지는  성령의 거..

카테고리 없음 2025.04.08

홀로서기 82-84

82 하늘에서 어두움이  내려온다는  것을 밤은 골목 어귀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나이가 들어서야 알게 된다. 아마도 이러한 익숙함이 새로운 것에 대한 감격을 무디게 하는지도. 83 하나님은 부르신다 사람을 기뻐하시며  지으셨기에 사람을 잊지  아니하시고 시간이 되면 한사람씩 불러 가신다. 하지만 내 아름이  불려지는  그날  그때에 나는  그분께  뭐라할까?  벌써부터 손에 땀이  난다. 84 먼 길 떠나는  사람 불안한 마음  지니지만 보내는 사람도 그러할 것은  우리의 처음과 나중이 바로 당신이기에 마음 놓을 수  있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5.04.08

봄이 오는 길목

뜰 앞의 목련은 어느 틈엔가 피어나더니땅 위에 하나 둘씩 발자국을 만들고  벌써 떠나려는지섭섭함이 스멀스멀 내 안에서 올라온다. 산수유는 아직도 바쁜 몸단장 중물감으로 뿌려놓은 듯한 노란 색 얼굴들서로의 얼굴을 비비며 분주하고 아주 작은 민들레 한 송이담장 밑에서 눈에 띌 까봐 조심스레 얼굴을 쳐들고 있네. 그리고부시시 잠자고 일어난 아내의 환한 얼굴이봄비 내리는 오늘 아침에 내 마음에 자리를 잡고 웃고 있다.   Ps. 사랑은 항상 설레게 합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5.04.08

봄비 20240328

아침부터 내리는 봄비담장너머 산수유의 노란 꽃봉오리가 망울을 터뜨리고그 옆 목련도 한껏 얼굴을 내밀어 봄비의 촉촉함을 즐긴다. 이처럼 계절은 어김없이 찾아오고이처럼 나무들도 기억이 아닌 본능으로 기지개를 펴고나도 덩달아 우산을 들고 봄비 속으로 걸어간다. 담장 밑 자그마한 민들레가 고개를 들며 피어나는 꽃잎을 매만지고보도 블록 한쪽 편으로는 어느새 파릇한 이름 모를 풀들이 자리를 잡고빗방울이 맺힌 전기 줄에는 아침부터 까치가 두리 번 거리며 친구를 찾는다.하천 가에 말없이 있는 버드나무도 이제는 가지 끝에 봉오리가 이곳 저곳 아우성이다. 삶이 경이롭다는 생각 – 문득살아가는 것이 축복이라는 생각 – 그리고지나온 길들이 나의 기억 속에 여전히 그립고 즐거웠다는 생각. 봄비는 항상 이렇게내면 깊숙이 가라앉은..

카테고리 없음 2025.04.08

홀로서기 79-81

79 머리를 풀어헤치려 마구 가슴을 도려내며 아프게 하는  겨울바람 가난한 자임을 메마른 영혼임을 거만한 웃음으로 소리치며  달아난다. 하나가 하나를 만나면 위로를 받고 둘이 하나 되어 멀리서도  생각해 준다면  나는 해 질 녘까지  기다리고  싶다. 마지막이 지금인 듯 보고싶은 사람을 부르고 싶다. 가난한 영혼이기에 가난한 사랑을 하고 싶도록  서럽게 앓고만 싶은 밤이다. 80 만일 그날에 이브를 만들어 주지  않았다면 나는 할말이 있을  겁니다. 초연하게 나만의 자유를 누렸을 거라고 81 어찌하려는가? 나를 찾아서 멀고도 먼 길을 마다않고 나를 부르며 오시는  아기  예수를  어떤 모습으로 맞이할 것인가?  무엇으로 그 품에  안길 것인가?

카테고리 없음 2025.04.01

형제 중 제일 끝

처가 형님들과 속초로 1박2일 여행을 떠난다.모두 6남매 – 4남 2녀나는 제일 끝 – 말하자면 막내 딸이 나의 아내라는 의미 그러다 보니무척 조심을 하는 내 모습식사 시 형님들의 반주(飯酒)할 때면 술을 따라드린다. 식사후의 설거지도 나의 몫 – 아니 자청한 역할이다.집에서 익숙한 역할 중 하나이니 별 부담이 없다는 의미. 물론 형님들의 배려와 격려는 항상 따르지만,부담은 항상 아랫사람의 몫이다. 섬김과 비움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를 하게 된다.나의 생각은 무관하게 – 아니 아예 하지 않는다.단지 상대방의 필요에 따라 재빠르게 대응만을 고민할 뿐이다. 섬김은 - 내가 없어지는 순간이며,내가 배제되는 순간이고,오직 상대방에게만 맞추어지는 순간이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섬기셨다.다시 실감하는 날들이다. P..

카테고리 없음 2025.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