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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처럼
항상 끌려 다니는 무거운 삶
책 읽을 때에도
잠 잘 때에도
불청객처럼 다가오는 삶
알고도 남는다.
살아야 하는 삶은 서러운 그런 모습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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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가 울고 있다.
어두워진 골목 모퉁이에 앉아
무언가 그리 섧던지 소리 죽이며 훌쩍인다.
넌지시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에서
나는 애절한 동정심을 느낀다.
자그마한 것으로 불평하는 나를
하나님은 바라보시며
하루 종일 나를 바라보시며
가슴 아파하신다.
집에서 기다리는 어머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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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타고 들어온다.
가만히 나의 비좁은 생각의 공간으로
더럽고, 추한 것들이
그래도 나는
당신으로 인해 나의 생각의 흐름을
당신의 생각을 향하도록 역류시키고
마음을 타고 들어온다.
영혼 깊은 곳까지 휘어 감고 채워지는
성령의 거룩함이
그래서 나는
당신으로 인해 나의 심령의 빈공간을
당신의 사랑으로 채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