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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그리고 생각

shalom-lovel2u 2024. 11. 25. 12:51

신문을 읽다가 유품정리사의 이야기를 읽는다.

죽은 사람도 이야기를 하며,

남겨진 유품들은 그 사람에 대하여 알려준단다.

 

세상에 많은 일들을 하던 사람들,

방송에서 유명세를 떨치던 사람들

그들은 이미 떠난 후에야 누군가에 의한 기억 속으로 묻혀버린다.

 

기억은 참으로 이기적이다.

사람들은 자신에 대하여 알리고, 보여주고

그리고 들려주고 싶던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기억은 미안한 일이지만,

다른 이들에 의해 선택되는 단편인 것 같다.

마치 방송국 PD처럼 말이다.

 

부지런히 나의 기억들을 모은다.

저 먼 과거까지는 갈 수는 없어도,

지금의 삶의 주변 – 사사로운 삶의 조각들을 이제는

생각의 주머니 속에 주섬주섬 넣기로 했다.

 

내가 이세상에 살아 온 삶을

몇 장의 사진으로, 몇 페이지의 일기로 그리고

매일 하루의 마무리로는 너무나 부족하다는 생각.

 

기억은 -

내가 그들을 바라보던 모습으로,

내가 손끝으로 느꼈던 그 감각으로,

내가 움직이던 가슴 벅찬 호흡으로까지만

다른 이들에 의한 선택된 기억조각 모음

그리고 정지된 시간의 한 순간으로 기억되는 것이며,

 

생각은 -

기억 속의 나를 차분하게 일기장을 읽어가듯

작년보다 성숙해진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듯

늘 곁에 있어 한 몸인 것처럼 너무나 편한 아내를 사랑하듯,

이제는 남은 시간 속에서

아직 드라마 속의 나의 역할 속의 숨겨진 지문(指紋)의 이해를 해야 함을

다가오는 종착지를 예견하며 뒤돌아보아 지나온 길을 바라보듯

그리고 오늘 나의 옷매무시를 살펴보는 것이 아닐까?

 

 

Ps.  오늘도 살아가면서 나의 사진첩을 들여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