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출근길
늘 길옆에서 반겨주던 이름 모르는 풀들이
오늘은 모두 없어졌습니다.
아마도 추석이 다가오니 전날 휴일에 풀들을 제거한 듯 합니다.
긴 머리를 단번에 자른 것처럼 깔끔하지만
그래도 그 많던 풀들 속에는 내가 유심히 보아온 나팔꽃도 있었는데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문득 많은 생각들도
이처럼 정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내가 좋아하던 나팔꽃도 함께 사라졌던 것처럼
좋은 기억도, 즐겁던 추억도 생각들 속에 있겠지만
어쩌다 힘든 하루를 보내는 날이면
컴퓨터를 재 부팅하는 것처럼
가끔은 나의 생각도 정리를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지나온 나의 인생을
다시 살아야 한다면 재 부팅은 사양합니다.
살아온 시간과
지내온 사람들과의 수많은 만남의 조각들은
나의 오늘의 행복,
하루의 일상의 기쁨 – 그리고
지금도 살아가는 이유를 보여주는 기억들이기 때문입니다.
Ps. 하나님은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서 당신을 바라보게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