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에 태풍이 지나갔습니다.
무더운 수증기를 마구 내뿜던 밤에는
후덥지근한 습기로 잠을 설칩니다.
그 모습이 미안했는지
태풍이 이미 지나 가버린 뒷자락에
한줄기 시원한 바람을
아침 출근길 나에게 전해줍니다.
바람은 겨드랑이 속으로 비집고 들어오고
저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에는
구름 속 파란 하늘이
창가에서처럼 슬며시 얼굴을 내밉니다.
길가에는 강아지 풀들이 아우성입니다.
자기들을 좀 봐달라고~
길쭉한 수염들을 곧추 쫑긋 세우고는
부는 바람에 긴 꼬리를 마구 흔들어 댑니다.
Ps. 비 온 뒤의 바람은 왠지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