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lom-lovel2u 2024. 8. 7. 15:13

피한다고 안 맞을 수 있을까

언제부터인지 이 자리에 서있는데

밤사이 추운 날씨 탓인지 모르지만

기어코 서리는 내 머리부터 내려 앉는다

가지 끝에 아직 매달려 있는 나뭇잎 몇 개

저 모습이 내 모습일 수도

 

흰 눈 보다는 가볍지만,

몇 번이고 마음을 추스르지만

벌써 생각 깊숙이 박혀버려,

칼 같은 추위조차 둔감케 느껴지는

어제 밤 내린 서리

 

아마도

부모님도 당신들의 삶 속에서 몇 십 번을 겪고도

무심한 듯 살아가시던 것처럼

나도 오늘 내 삶 속에서 몇 번이고 겪으며

무심하게 살아가려는 데

 

어제 밤 내린 서리

피한다고 안 맞을 수 있을까 - 서리 같은 서러움을

 

그래도 햇살이 비치는 아침이 오고

새로운 봄은 오니까

나뭇가지에는 바쁜 참새도 다시 올 테니

내가 여전히 살아가는 이유인지도

 

Ps. 오늘 살아있다는 것이 축복임을 다시 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