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리고 선물
책을 샀습니다.
시인 나태주님.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시집.
쉽고 간결한 그리고 일상적인 단어로 구성된
감정과 생각을 그대로 표현한 시
– 물론 내 생각이지만
모두가 살아가는 세상. 하루의 삶.
그 중에 어떤 이는 자기만의 꿈을 위해 살고,
어떤 이는 시인처럼 주어진 하루의 많은 시간 속에서
나름대로 영글어진 단상(斷想)들을 가져다가 시라는
작품을 매일매일 만드는 장인(匠人)의 삶을 산다.
나의 삶은 어떤 삶?
생각을 정리하고, 베틀 속의 나란하고, 촘촘한 공간 속을
‘씨줄’과 ‘날줄’이 치열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하루는 누군 가에겐 구슬 땀 흘리는 도자기 가마니 앞에서 곱게곱게 만들어낸 이조 청자
(李朝靑瓷)처럼 집요한 집념의 찰라(刹那) 일 수도 있다는 생각.
종말(終末)이 어제보다 오늘이 가까워졌다는 성경적 구절은 아니더라도
오늘이 더 가깝다는 의미가 왜 이리 내게는 또 다른 의미를 주는지~?
오늘이 더 가깝다는 것은
멀어진 누군가에게 오늘은 조금 더 가까이할 수 있음을.
어제는 미워했을지라도 오늘은 조금 더 가까이 화해할 수 있음을.
누군 가에겐 오늘은 조금 더 고마움을 나타낼 수 있음을,
어릴 적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처럼
술래가 눈을 감고 있는 사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서는 아이들처럼
조금 더 가까이 간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음을.
하지만, 고개를 파묻고 열심히 외쳐대는 술래의 모습
불현듯 내 모습인 것 같아 눈물이 납니다.
한 걸음씩 다가오는 줄도 모르는 술래처럼
어제보다 오늘이 더 가까워졌다는 사실을 모른 채
열심히 외쳐대는 술래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내 삶이
오징어 게임 속의 삶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루
매일 간절히, 충실히, 최선을 다해 맞이하는 그 무엇
어떤 아침엔 웃는 모습으로
어떤 날에는 아무 말도 없는 – 그리고
어떤 하루엔 감사함으로
내게는 하루하루가
매일의 각각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Ps. 오늘은 내 남은 삶에서 가장 힘있고 새로운 시간입니다.